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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생활

패각종 사육기

나름 멋진 수초항을 기대하고 주문했던 600 * 300 * 300 짜리 수초항은 무관심과 귀차니즘으로 인해 이끼폭탄과 붓이끼 창궐로 엎어 버리고 새로이 2차로 시작했지만 결국 완전히 엎어버리면서 큐브에 키우던 물티 카우도항으로 변경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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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각종은 키워보니 산뜻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색깔이 그리 화려하진 않으나 은근한 무늬와 색채가 있어서 볼 수록 애정이 간다고나 할까?

그리고, 카라신들이나 구피와 같은 난태생종에 비하여 약간은 지능화된(?) 어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태생종들은 합사하게 되면 손쉽게 임신을 하고 치어를 낳았고, 자기가 낳은 치어와 먹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식함을 보이며 먹어치우는 엽기스러움을 보여 주지않는가?

게다가 마치 먹기위해 사는 식신처럼 먹이투여에 미친듯이 반응하며 먹이쟁탈을 위해 환경적인 위험을 신경쓰지 않는 멍청함까지 보여준다. 다가오는 뜰채속에 몸이 갇혀도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살고있는 터전인 수조속에 거대한 인간의 손이 들어와도 놀래거나 숨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난태생종들에 비해 패각종들은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즉, 소라나 고둥과 같은 자신만의 은신처이자 영역을 갖추고 자신의 가족들과 非가족들을 철저히 구분한다. 주변환경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유전인자속에 간직하고 있어서 산호사를 물어날라 은신처를 외부로부터 감출 수 있으며 세워놓은 암석의 산호사 하부를 입으로 퍼날라서 소라쪽으로 무너지게 할 수 있는 건축가 기질또한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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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주변이 항상 변한다. 쌍을 맺어 산란을 하게 되어 치어가 날리면 후루릅 먹어버리는게 아니라 정말로 살피듯이 돌본다. 소라 주변을 벗어나려는 치어는 입으로 단속까지하니 말이다.

근친을 미리 방지하려 새로 입양해온 한쌍을 같이 입수해 넣어놓았는데 기존에 있던 물티 숫놈의 텃세에 몸을 떨며 기권과 항복을 했건만 큼직한 숫놈은 받아들일 생각을 전혀 안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 넣어주었더니 슬쩍 다가와 누가크나 덩치대보듯하더니 자기가 더 크다고 판단되었는지 엄청 쪼아대었던 놈이다.

결국 분리하기로 결정. 유리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아직도 신경전이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으니..조용히 포기하고 돌아간다. 한쌍 따로 분리해놨으니 새끼 냉큼 낳아주기를...^^ 근데 먹이반응이 아직 시원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