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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땅볼 공장이었던 롯데 타선

8년만의 가을잔치에 흥분의 도가니가된 부산과 그 속에서 더 흥분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뛰어든 선수들.
그리고 이어진 패배..



-평상시 환한 모습을 찾기 힘들었던 로이스터 감독.

어제 삼성에게 12-3으로 군말없이 패했습니다.
경기 초반 가르시아의 송곳 송구에 의한 보살로 분위기를 탔고, 선취점을 올리며 한껏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하지만, 이 달아오른 홈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한 선수들은 무리한 주루플레이와 실책으로 사기가 꺽였고, 마운드는 크게 흔들리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네요.
방송화면에 잡힌 로이스터 감독 또한 경기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때때로 소리를 지르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도 기다리던 가을잔치를 하게 되어, 여기까지만 해도 잘 했다는 자승자박에 빠져서 인가요.

패인은 타선의 조바심

준PO 1차전 땅볼 비교
롯데 13개  시즌평균 9.5개 -> 8개팀 중 가장 적은 땅볼을 치는 팀! 이었습니다.
삼성  8개  시즌평균 9.9개

롯데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타선이 이 날 침묵으로 일관했네요.
이날 비록 삼진은 많이 당하지는 않았지만, 유인구에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무려 13개의 땅볼을 기록하게 됩니다.
시즌 롯데의 평균 땅볼은 9.5개이라는 점을 보면, 이날 타자들의 집중력은 흥분 그 자체였다고 보네요.
시즌기록을 봐도 플라이/땅볼 비율이 가장 높았던 팀이 롯데(0.94)였습니다. 희생플라이도 51개로 가장 많았구요. 그만큼 외야로 공을 보내는 능력이 좋은 롯데 타선이지만 이 날은 정 반대였네요. ^^;


-이날 맹활약한 박석민 과 박한이 모두 엉거주춤 품으로 안타를 떠뜨렸다.

반면, 삼성 선수들은 여유있는 플레이를 보이며 자기기량의 120%를 해주었습니다. 선동렬 감독의 변칙타선이 투수들에게 당혹감을 선물했고, 평범한 내야땅볼도 가는 곳마다 코스가 좋아 안타로 이어지는 행운도 많이 따라주었죠.
철저하게 노림수 하나만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 결과였죠. 롯데 투수들의 밋밋한 변화구가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날 삼성 타자들이 엉거주춤한 폼으로 스윙을 하면서도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노리고 들어간 공에 대한 집중력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2차전을 잡기 위해서는

큰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코치들이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가 충격요법입니다.
수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무 큰 부담감으로 정신이 멍할때 따귀를 때린다거나 소리를 지르며 목적의식을 분명히 해주는 방법이죠. 롯데팀 선수들은 어제 경기에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

가을잔치에 대한 흥분은 어제까지였습니다.
2차전에서는 관록에 빛나는 손민한 선수가 선발이니 마운드에 퀄리티가 예약된 상황이네요.
타자들은 어제의 충격으로 인해 샴페인에 취했던 취기가 싹 가셨을 거라 봅니다. 특히나 빈타에 실책까지 겸한 조성환 선수가 오늘 얼마나 활약을 해줄지 관건입니다.

여기에, 단타치고 마음만은 저 멀리 2루에 벌써 안착했다며, 냅다 뛰어버리는 엄한 주루플레이들만 없다면 집중력이 한결 높아졌을 타선에 의해 쉽게 경기를 이길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롯데가 가을잔치를 즐기기 위해서는 평상시처럼만 하면 됩니다.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는 다면 롯데의 화력은 삼성을 능가하기에 릴렉스~ 하고 경기를 시즌처럼만
즐긴다면 오늘 승리 할 가능성이 큽니다. ^^

8년만에 즐기는 가을야구인데 좀 더 즐겨야겠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