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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헤라클레스 심정수, 때를 잘못 만난 영웅이었다

심정수 선수가 은퇴를 한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슬럼프에 부상에 수술에 지친 몸을 추스리며 그라운드로의 복귀만을 위해 재활에 매진하던 그가 결국 옷을 벗네요. 내년 시즌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의 별명은 잘 알려졌다시피 헤라클레스 입니다. 제우스의 아들로 신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헤라의 질투에 12가지 과제를 거치고서야 후에 신이 될 수 있었던 영웅이었죠. 큰 덩치에 파워를 바탕으로 홈런을 뿜어내는 그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입니다.

 년도 팀  타율  경기수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4사구  삼진  장타율
1994 OB 0.164   32        61     10     3      9        4      4       15     0.377
1995 OB 0.282  116       362    102   21    59       63    37       78     0.508
1996 OB 0.248  107       371     92   18     54      51     48      85     0.450
1997 OB 0.246   40       122      30    5     22      17     22      27     0.410
1998 OB 0.294   126      477     140  19    73       71     39      82     0.491
1999 두산 0.335 132      480     161  31    110      79     61     77     0.606
2000 두산 0.304 126      454     138  29     91      75     79      67     0.551
2001 현대 0.294 107      381     112  18     70      67     71      75     0.491
2002 현대 0.321 133      502     161  46    119     101    72      114    0.643
2003 현대 0.335 133      460     154  53    142     110    133     63     0.720

2004 현대 0.256 102      367      94  22     78       64     81      128    0.480
2005 삼성 0.275 124      433     119  28     87      77     93      116    0.501
2006 삼성 0.141 26         85      12   1       7       8      10       22     0.188
2007 삼성 0.258 124      427     110  31    101     64     86       113    0.515
2008 삼성 0.235 22         68     16    3       7       8      20        11    0.368
 통산       0.287 1450   5050    1451 328   1029   859   856     1073    0.533
-심정수 통산기록(* 출처 kbo 홈페이지)

소년장사

'94시즌 2차 지명으로 약관의 나이에 OB에서 프로생활을 시작 한 그는 1년여의 적응기를 보낸 후 2년차때 21개의 홈런을 쳐내며 거포로서의 그 싹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최정 선수가 소년장사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원조는 심정수 선수죠. ㅎ
그 후 두산에서 우즈, 김동주를 차레로 영입하면서 이들과 함께 우-동-수 트리오를 결성하며 최강 클린업 트리오가  만들어 지게 되지요. 주로 5번을 맡았던 심정수 선수는 98시즌 부터 전경기 출장을 시작으로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포스러운 몸도 이때 만들어지게 되죠. 갸날펐을 때도 힘이 좋았던 그이기에 웨이트를 통해 키운 덩치는 불타는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를 봤는지 '99시즌 3할의 타율과 30홈런을 넘어섰고, 타점 또한 110타점을 기록하며, 절정기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죠.


-날씬한 심정수

하지만, 2000년 선수협 파동으로 인해 현대 심재학 선수와 보복성 맞트레이드가 되면서, 우-동-수 트리오도 끝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적 후인 2001시즌, 18개의 홈런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반면, 심재학 선수는 트레이드 직후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24개의 홈런을 치는 등 잘나가자 자연스레 비교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안면에 공을 맞아 안면 함몰이라는 큰 부상까지 당하는 등 악재가 겹치죠.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심정수는 그정도로 약한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되다

현대에서 적응을 끝낸 후 부활에 성공해 '02시즌 부터 이승엽과 함께 홈런레이스를 펼치게 되지요. 혹자들은 심정수 선수가 없었다면 이승엽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경쟁자가 주는 긴장감은 굉장히 중요하지요. '03시즌 불과 3개 차이로 홈런왕을 내어주기는 했지만 심정수 선수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습니다.

비록 56개를 기록학 이승엽 선수에 묻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30홈런도 힘든 요즘같은 불경기(?)를 생각한다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죠. 라이언 킹이 바다 건너 일본으로 건너가 홈런왕 자리를 비우자 심정수 선수가 기록한 기록은 당연 빛을 발하였고, 삼성은 승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4년 최대60억 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안기게 됩니다. 거품이라는 말도 많았지만, 30홈런은 우습게 때려낼만한 타자이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 큼 컸던거겠죠.

영원한 1인자마저 자리를 비웠기에 그에게 남은건 승승장구 하는 일뿐 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의 발목을 붙잡은건 라이벌이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죠. 부상에 또 부상으로 삼성에서 제대로 활약한 건 2시즌 뿐이었습니다.  '07시즌 홈런왕과 타점왕에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제2전성기가 열리나 싶더니 이내 또 부상이었죠. 그러다, 결국 은퇴를 하고 마네요.

훌륭한 야구 선수

그는
큰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으로 상대 투수를 짓눌렀고,
걸리면 넘어가는 파워배팅과 뛰어난 선구안(전성기때)을 가진 타자였고,
홈까지 정확한 노바운드 송구를 뿌릴 수 있는 어깨를 갖춘 강견 외야수였으며,
여기에 성실한 훈련자세와 끊임없이 공부 하는 야구 범생으로서의 마인드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이만큼이나 되는 많은 능력을 가졌던 만큼 팬들에게 많은 기쁨과 통쾌함을 선사해주었네요.
비록, 이승엽이라는 선수에게 가리었고, 60억이라는 돈에 그 한계가 결정되어졌지만..
'위대한'까지는 안되더라도 '훌륭한' 야구선수였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