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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두산의 1승과 SK의 1승은 다르다

2차전 실책을 4개나 범하면서 1차전에 이은 상승세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두산이 sk에서 2:5 로 2차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제 양팀은 1승씩 나눠가지며 3차전을 똑같은 스타트라인에 서게 됬네요.
하지만, 왠지 두산의 1승과 sk의 1승이 다르게 느껴지는건 왜일까요.

아쉬운 두산의 1승

1차전 두산의 승리는 살아난 중심타선과 선발과 불펜의 완벽한 조합으로 깔끔하게 승리한 경기였습니다.
아직 몸이 덜 풀린 sk타자들은 랜들-이재우 로 이어지는 두산 마운드에 당하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야수들의 플레이로 경기 주도권을 두산에게 넘겨주었죠. 평소같이 플레이 했던 두산에 비해 sk는 간만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헤매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준비가 덜 된 팀을 상대해 5점 밖에 못 내었던 건 어찌보면 좀 아쉬운 감이 없지않습니다.

sk는 시즌 동안 경기후반 득점력이 8개팀중 최고였습니다.그리고, 그 점을 염두해두어서 인지 두산은 전에 볼 수 없었던 번트 작전을 이날 자주 보여 주었죠. 도리어, 강공 작전으로 5점이 아닌 더 큰 점수차로 이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5:2의 점수차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sk는 분명 한점이라도 아쉬워 번트작전을 구사하는 상대팀을 보고 상대가 잘해서라기 보다 우리가 아직 제 실력을 못 펼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할것이고, 이는 다음 경기때 제대로 붙어볼 수 있다 라는 자신감만을 심어주게 될 수 있습니다. 최고 승률을 자랑하는 팀인 만큼 1차전 승리와 덤으로 한 경기 분위기가 아닌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가져왔으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예상보다 빠른 sk 1승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윤길현 선수

2차전, 이날 두산의 패인은 너무나 완벽하게 홀드를 챙긴 자신감 넘치던 sk 불펜들에게 있습니다.
4이닝까지 2실점을 한 선발 채병용 선수 이후에 5회부터 9회까지 정우람-윤길현-이승호-정대현 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단 1안타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마무리 정대현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불펜은 모두 전날 1차전 경기에 나와 컨디션 점검을 했던 불펜들이었죠. (윤길현 선수는 중심타선 포함 6명을 상대로 삼진을 5개나 잡았다!)

작년 1,2차전을 연이어 패한 교훈(?) 덕분인가요. sk 마운드는 20여일의 공백기를 무색하게 할만큼 빠른 적응력을 보였습니다. sk의 핵심 불펜인 이들 모두 20~30개의 투구를 이틀 연속 소화할 수 있는 연투능력이 있기에 다음 3,4차전 역시 등판이 유력시 됩니다. 이들에 대한 공략법을 찾지 못한다면 두산은 단 1승으로 KS를 마감할테고, 작년에 이어 또다시 분투를 삼켜야 합니다.

마운드가 빠르게 적응하자 타격도 덩달아 살아났습니다. 이날 기록한 9개의 안타와 4타점은 sk가 이번 시즌 한게임당 평균 기록한 기록과 일치합니다. (시즌 평균 게임당 9.6개의 안타를 쳤고, 4.6점의 타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상대팀인 두산 김동주, 홍성흔 등 배태랑들이 1타점 2득점으로 선전했지만, 김재현, 박재홍을 중심으로 한  SK 3,4번 타자들이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그 폭팔력이 더 월등했네요.

이처럼 두산이 가져간 1승은 평소같지 않은 sk를 상대로 한 약간은 찜찜한 1승이었던 반면, sk의 1승은 제 컨디션을 찾은 마운드로 두산 타선을 철저하게 막아 챙긴 승리입니다.

3차전은..


-자타공인 타격왕 김현수 선수의 부활은 두산 승리의 필수 조건이다.

1차전을 무리한 승부수 대신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단계로 생각한 김성근 감독은 초반 흔들렸던 김광현을
내리고 불펜의 실전감각을 키우기 위해 핵심 불펜을 적당히 던지게 했고, 이런 김성근 감독의 작전은 2차전때 여실히 맞아들어갔습니다.
반면,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날 주전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은 sk 불펜들의 공을 하나라도 더 상대해 차후 경기를 대비하게 하기 위해 1차전과 같은 대타 작전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마 김재현 선수의 투런포만 아니었다면 대타 작전을 썼을지도 모르죠..

3차전은 마운드 뿐만 아니라 타격도 제 컨디션을 찾은 sk와 정신없이 흔들렸던 타선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올 두산과의 대결입니다.

sk는 하루를 쉬었기에 다시금 선발이 일찍 무너지더라도 불펜진을 가동하면 되고, 타격 또한 김재현 선수를 중심으로 한두점만 리드해 주면 됩니다. 2차전 경기운영과 비슷하게 가겠죠.
반면, 두산은 김현수 선수를 비롯해 2차전때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종욱 선수가 다시 분발해줘야 박빙의 승부로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행인것은 1차전때 맹활약해준 이재우 선수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는 거죠.

2차전 뜻밖에 1승과 1패를 당한 양팀이 이제 진검 승부를 할때가 온 것 같네요. 3차전 승리팀이 이번 KS 우승컵을 가져가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