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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LG트윈스, 캐넌 김재현에 대한 그리움

KS가 잠실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뛰는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줄무늬가 없습니다.
트윈스팬으로서 가을 야구를 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옆동네 두산은 벌써 저렇게 하얀 풍선 흔들며
차가운 손 불어가며 신명나게 응원하고 있는데..헐~

1,2차전 1승1패씩 사이좋게 나눠가진 sk와 두산. 오늘 승부의 고비가 될 3차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승부처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sk 배테랑 김재현 선수입니다. 1,2차전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쾌조의 타격감은 물론 역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캐넌.
sk팬들은 팀이 점수를 내 신났겠지만, 그 장면을 보던 트윈스팬들은 캐넌이 홈런츨 쳐서 신났습니다. 물론 씁쓸함과 함께 말이죠.

트윈스의 캐넌


-호쾌한 타격만큼이나 방망이 던지기는 것도 멋지던..

캐넌이라는 별명은 트윈스시절 빨래줄 처럼 날아가는 타구를 보고 대포 처럼 날아간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유지현, 서용빈 과 함께 90년 중반 트윈스 시절 황금기를 이끌었고, 3총사 중 유일하게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죠.

그의 통산 성적을 보면

시즌  타율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  타점  득점  도루  4사구
14      0.294  1517   275    20      181    840   798   100    940

14년 동안 3할 언저리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역대 통산 안타 10위를 기록할만큼 타격에 재능을 타고난 타자였고, 파워로 안타를 만들어내기 보다
정확한 타이밍과 임펙트 순간 손목힘으로 공을 때려 장타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었죠.
그래서, 그의 타구는 잘맞은 타구가 많았고, 빨랐습니다. 빨래줄처럼 쭉~ 뻗어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였졌죠.
잘치고, 잘달리는 그의 야구 스타일은 신바람 야구를 모토로 하는 구단의 전매특허가 되었고, 팬들은 그의 플레이에 열광했죠.

하지만, 고관절 무혈성골두괴사 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구단은 그를 강제 정리 해고 시켜버립니다. 수술 후 다시 병이 재발하면 그 모든것이 선수책임이라는 각서를 요구하면서 내쫒은 거지요. 헐~
트윈스 전성기를 이끌었고,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10년을 함께 한 선수대우 치고는 너무 너무 야박했죠.


-이제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니 계속 전성기였는지도..

결국 2004년를 마지막으로 줄무늬 쫄쫄이 대신 붉은색 sk 옷을 입게 됩니다. 엣날 그를 믿고 중용해 주었던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은 거지요. 끊임없는 재활과 치료로 이젠 슬라이딩도 할만큼 나아졌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예전만큼의 스피드는 못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매서운 타격 솜씨 하나만큼은 수준급! 주로 지명타자 혹은 대타로 출장하면서 필요할때 한방씩 터뜨려주고 있죠. 이번 시즌도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0.310 의 고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KS 같은 큰 경기에서 경기의 흐름을 단박에 바꿔놀 수 있는 큰 거 하나 터뜨려줄 수 있는 배짱은 최고죠.

그림자를 지우자


-아직도 그의 유니폼이 낯설게 느껴지나요?

이제 그가 트윈스를 떠난지 4년지 지났습니다.
아직까지도 저를 비롯해 그를 잊지 못하는 트윈스팬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3총사 이후 이병규로 이어지던 프렌차이즈 스타 계보도 끊긴지 오래됬고, 마땅한 지명타자도 없이 한시즌을 또 보냈습니다. 클린업은 그나마 안치용 선수와 페타지니의 가세로 무게감을 갖추기는 했으나, 여전히 캐넌만한 카드는 없는 것 같네요. 여전히 맹활약하는 그를 보면서 그의 빈자리가 더 아쉬운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아쉬움 떨칠때도 된 듯 하네요.
유지현, 서용빈이 다시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그 모습을 보이게 됬습니다. 자신을 뛰어넘을 후배들을 키우기 위해 말이죠. 아직 캐넌은 트윈스와 다시금 인연을 맺을지 미지수지만, 그의 그림자를 지워줄 후배들을 엣 동기들이 키워준다고 하니 반가운 맘이 들겠죠.^^

트윈스의 몇 안되는 레전드로 기억될 그의 활약만큼 트윈스도 내년 그를 넘어설 제2의 캐넌이 나오길 고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