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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PO 1차전, 두산이 잘한걸까?

양 팀 선발 투수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보였지만, 후반 집중력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삼성 배영수 선수는 3 2/3이닝 동안 3실점, 두산 김선우 선수는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역시나 예상대로
불펜 싸움이 일찍 시작됬었죠.

구장 적응이 덜 된 삼성

경기 중반만 하더라도 서로 모두 막강 불펜을 보유하고 있고, 점수도 4:3 박빙이었기에 막상막하의 싸움이될 거라 예상되었지만, 삼성의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두산으로 흐르게 됩니다.

넓은 잠실 구장 적응이 아직 덜 되었을까요. 삼성 야수들은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우익수 최형우 선수는 펜스 맞고 나오는 공을 더듬어 장타를 만들었고, 짧은 플라이를 준비동작 없이 포구하여 3루 주자를 택업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외야 뻗어가는 공을 향해 만세까지 부르게 되죠.
발빠른 두산 타자들에게 외야수의 이런 보이지 않는 실책들은 좋은 먹이감이 되었습니다.


-'명품수비' 그에게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7회에 나온 박진만 선수의 실책은 평소 그답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TV로 보던 저까지도 너무 의외여서 당황했었습니다. ^^; 공을 놓친 것 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뒤 동작이 문제였죠. 포기한듯 바닥에 공을 소위 '멍때리고' 있었고, 김현수 선수는 2아웃이었기에 죽자사자 홈으로 뛰어 들어와 득점에 성공하여 삼성은 주지 않아야 할 1점을 줘 버립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고영민 선수의 편안한(?) 2루 도루는 힘빠진 사자 내야를 맘껏 유린하는 장면이었죠.

조금이라도 뛸 찬스다 싶으면, 무리해서라도 베이스런닝을 시도하던 두산 선수들을 상대로 침착해야 할 야수들이 도리어 더 흥분하면서 송구들은 하나같이 엉망이었죠.
배테랑 투수인 전병호 선수 마저도 번트된 공을 글러브로 잡다 놓쳐 허겁지겁 다시 공을 손으로 잡아 던지며 힘겹게 아웃을 잡아가는 모습...정말 삼성 무너지는게 보이더군요.

젊은 선수들부터 배테랑들까지 모두 허둥지둥대는 모습이었습니다.

2% 부족했던 두산

여차하면 뜀박질을 시도하고 번트대신 강공으로 갔던 두산의 작전은 제대로 먹혔습니다. 더욱이 타격감 좋은 오재원 선수를 2번에 배치하여 이종욱과 듀엣으로 5안타 2타점 3득점을 합작했으니 대박이었죠.

하지만, 두산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는 견제사와 주루사로 이어져 자칫 흐름을 망칠 수 있었습니다.
7회 김동주 선수의 내야를 겨우 벗어난 짧은 희생플라이로 이종욱 선수가 홈에 들어오긴 했지만, 최형우 선수의 미숙한 플레이 덕분이었던거지, 평소같았다면 하지 말아야 모험이었죠. 결국 8회 짧은 내야 땅볼로 홈에 들어오려다 주루사를 당하고 맙니다.
삼성의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던 덕분이어서 경기 흐름에는 큰 영향을 못 미쳤으나 박빙의 승부였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할 '객기' 였습니다.


-2차전 주연배우가 될 수 있을까

이번 두산의 승리는 두산의 강점을 잘 살렸으나 2%가 아쉬웠습니다.
1,2번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 눈부셨으나 3-4-5 클린업 트리오는 기대만큼 부응을 못해주었죠. 이날 두산에 안타가 없는 타자는 모두 3,4,5번 3명의 타자들뿐입니다. 희생플라이로 3타점을 올리고 볼넷으로 2득점을 하는 등 어찌보면 제몫을 해준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 바라는 건 이런 모습은 아닐겁니다.
깔끔한 안타와 홈런포로 루상의 주자를 싹쓸이 하는 시원한 모습을 기대하는거겠죠.

2차전은 삼성?

2차전에 대한 부담은 도리어 삼성보다 두산이 더 클것이라 예상됩니다.
삼성은 상대 중심타선을 잘 막았기에 2차전에 대한 마운드의 자신감은 높을 거라 생각되네요. 더군다나 보이지 않는 실책 등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최소 3점은 주었다는 점은 다음 경기때 본인들의 실수없이 1차전만큼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볼테지요.
여기에 부진했던 배테랑들이 심기일전 분발하는 모습이 플러스된다면 분위기는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두산은 예상대로 기동력으로 인한 승부수로 재미를 봤지만, 중심타선이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아 고민일 겁니다. 상대팀의 실수만 아니었다면 1차전을 이렇게 편하게 이기지는 못했겠지요.
또, 삼성이 한 회에 4점을 내는 등 찬스에 강한 면을 보였다는 점에서, 박빙의 승부로 갈경우 마무리에서 밀리는 두산이 불리 할 수 있습니다.

두 팀 모두 불펜의 무게는 비슷하기에 1차전의 주요 승부키가 되었던 발과 수비에서 또 다시 승부가 갈릴 것이라 보이네요. 이번에는 삼성이 에러없이 박빙의 승부로 끌고가 재미난 승부 보여주길 살짝 바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