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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느림의 미학 전병호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버스턴시절 무지하게 잘 나갈때...

빠른 직구로 승부한다!

랜디 존슨(애리조나 디백스)
조쉬 배켓(보스턴 레드삭스)
에릭 가니에(밀워키 블루어스)
클레멘스(은퇴?)
캐리우드(시카고 컵스)
커트 실링(보스턴)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페드로 마르티네즈(뉴욕 메츠)
.
.

MLB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이상씩 꼭 들어서 알고 직접 검색해가며
알아봤을 명단이다.

한시대를 풍미했거나 지금도 진행중인 특급 투수들이죠.^^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95마일(152km)이상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타자들을
요리한다는 점이다.
물론 몇몇 투수들은 전성기가 지났거나 부상의 휴우증으로 지금은 과거의 파워를 잃어버렸지만...-_-
(아..지금 LA에서 고생하며 선전하고 있는 박찬호도 전성기때 97마일 까지 던지는
투수였으나, 그를 명단에 안 집어넣은건 직구보다는 명품커브, 슬러브 등 변화구가 더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하기에 제외시켰다)

칠태면 쳐봐라 라는 식의 배짱투로, 굉장히 빠른 직구로 한가운데 찔러 타자를 스탠딩 삼진 잡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투수와 타자의 거리는 18.44m 여기에 투수가 공을 던지는 와인드업을 통해 2m정도 나오게 된다.
16.44m. 150km의 속도로 날아온다면 타자 앞까지 0.4초! 타자는 그 반정도의 시간 0.2초에
판단을 해야 한다.

공을 보고 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죠. 켁.
결국 직구냐 변화구냐 몸족이냐 바깥쪽이냐 결정하고 그거 하나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
그만큼 빠른 직구는 보고도 못친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제구까지 되는 강속구 투수(드물지만)를 만난다면 후덜덜...



래전드급이 되기 위해서는...
쵝오의 좌완 요한 산타나. 지금 던지는 공 그립을 보니 역시나 체인지업!

하지만, 빠른 직구만 가지고서는 훌륭한 투수 소릴 절대 못듣죠. 직구가 강력한 무기가
되기위해서는, 그에 반하는 커브, 체인지업(느린 직구) 등 느린 공을 뿌릴 줄 알아야 합니다.
빨래줄 처럼 오는 직구는 눈에 익기만 하면 그냥 그 오는 코스대로 휘두르면 두들겨 맞기 쉽상이죠.

수년전 야구 만화에서 본 장면 중에 160km를 뿌리는 한국투수가 MLB에 가서
새미 소사(전성기때랍니다. 홈런왕 다툴때.-_-)를 상대로 공을 뿌립니다.
처음 몇번은 공의 속도에 놀라 몇번 헛스윙...하지만, 이내 홈럼을 뻥뻥 쳐대죠.
그리고, 그의 한마디 '배팅 머신을 상대로 배팅 연습하는 기분인데 하하'
만화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직구는 단순한 구질이기에 타이밍만 잡는 다면 힘있는 타자들에게
구속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죠.

느린 커브 하나 찔러주고 빠른 강속구를 뿌린다면 그 효과는 몇배가 됩니다. 얼마전 FA대박을
터뜨렸던 현존 쵝오의 좌완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 가 바로 그런 케이스죠. 쵝오라고 평가받는
명품 체인지업과 빠른 강속구. 타자들은 속수무책! ㅋㅋ

하지만, 이 양념같은 느린 공을 주식으로 삼으며, 선발 투수로 장수하고 있는 투수가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스 전병호!
그를 가리켜 느림의 미학 이라고들 칭하죠.



느림의 미학

느림의 미학 전병호 투수

최고 구속이라야 135km나올까말까하고 100km의 직구도 던집니다. 왠만한 투수들의 변화구도
안되는 속도죠. 이런 직구를 가지고 있는 그가 지금도 여전히 삼성 선발 투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10년이나!!

물론 그가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06시즌에서야 두자리 승수를 거둘정도였고,
보통 7,8승 정도가 고작.
붙박이 선발도 아니고 간간히 셋업맨 역활도 하는 그야말로 마당쇠 역활을 하는 스타일이다.
다양한 구질 (직구도 속도를 조절하여 4가지 스타일로 던진다고하죠. ^^) 과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 맞춰 잡는 그는 확실한 카드는 아니지만, 조커로서는 금상첨화로
보입니다.

한국 투수의 대들보에서 래전드가 된 선동렬 삼성 감독도 그의 그런 능력을 보았기에
감독 부임 후 투수진 물갈이때도 전병호만큼은 굳은 신임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FA계약때도 10여년간 봉사(?)한 노고가 플러스되어 2년간 9억이라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까지
하였다.

이런 그의 능력에 물론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변화구 패턴이 파악되기 시작하는 즉, 타자들이
투수의 공에 익숙해져 가는 3,4회가 되면 얻어막기 시작한다는 점. 투구를 잘 보고 잘 맞추는
교타자들에게 약하다는 점 등의 약점은 그를 5회정도밖에 못가는 절름발이 선발로 만들었고,
한번 주기 시작하면 대략 실점으로 이어지는 고질병을 얻게 된다.
실제로 최근 3경기 6이닝 동안 무려 14점을 실점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이런 그가 아직까지도 5선발, 주요 셋업맨으로 인정받고 기용될 수 있는 건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는 열린 마음자세를 갖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투수들이 이유가 어찌됬건 새로운 구종을 배운다면 기존에 자신이 가진 주 구종에 영향을
주게 된다. 새로운 구종을 위해 투구 폼이 약간 바뀌고, 그로인해 구속이 저하되거나 제구력이
나빠지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배리본즈 팀으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먹튀 배리지토의 경우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려 하다 폼이 어그러져 기존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케이스다.
결국 그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현재 끝도 없는 슬럼프로 고생하고 있지만...

이처럼 새로운 구종 새로 배운다는건 투수들에게는 굉장히 위험부담이 큰 일이다.
보통 투수가 던지는 변화구는 2~3개가 보통이지만, 전병호는 6가지정도를 완벽하게
던진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구종을 갖추게 된건 선동렬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과감하게
빠른 볼을 포기하고, 다양한 구질을 배웠기 때문.
여기에 그것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한다는 사실은 후배 투수들에게
좋은 귀감까지되고 있다.

30대 중반의 결코 적지 않지만, 자기에게 맞는 색깔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색을
진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곧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라 전매특허인 변화무쌍한 구질로
타자들을 돌려세우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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