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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 대표팀의 불안한 마무리

8-7. 케네디 스코어.
최대 난적 중에 하나였던 미국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야구는 9회말 부터라는 공식을 직접 확인시켜주었던 명승부. ㅎ ^^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은 좀 짱인듯.

봉중근-정대현-김광현-한기주-윤석민
다섯명의 투수들은 상대팀에게 7점을 헌납했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야구의 진수를 선보인
타자들의 활약으로 값진 승리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잘해주었던 선수들..불안한 마무리

초반 분위기를 잡게 해준 이대호 선수의 투런포와 비록 안타는 1개지만 존재감만으로 상대의
폭투를 유도해내었던 이승엽, 4타수3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용규, 여기에 대타로 나와 백점
활약을 해준 이택근, 정근우 선수 모두 제 몫을 잘 해주었습니다.

경기 후반까지도 분위기는 한국쪽이었습니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준 선발 '봉타타' 봉중근, 5탈삼진을 잡아내며 '여왕벌'의 위력을
보여준 정대현, 깔끔투 보여준 김광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는 9회까지 4점으로 빅볼의
미국팀을 잘 막아주었습니다.

6-4 한국의 리드 잡고 있는 9회.
마무리를 위해 올라온 이는 젊은 파이어볼러 한기주 선수였죠.
평소 리그대로 라면 기껏해야 1점정도 주며 경기를 매조지 해줘야 했으나...홈런포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 스코어는 6-5 역전 찬스를 만들어줘버리고 맙니다.
(150km는 너무 흔한 미쿡 야구...ㅜㅜ)


-이겼지만 시원하게 못 웃는 이유..

부랴부랴 김경문 감독은 윤석민을 올리고, 2아웃까지는 잘 잡았으나 마지막 타자 쉬어홀츠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지요. 경기 스코어는 6-7.
득점 주자는 모두 한기주가 내보낸 선수이기에 한기주 선수의 실점은 3점이 됩니다.
(무사 2,3루를 단 한점으로 막은 윤석민 선수가 이날 수훈갑이 아닌가 하네요. ^^)

9회 역전승을 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졌다면 한기주 선수는 물론이고 위기를 잘 막은
윤석민 선수까지 질타를 받았을지 모릅니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한기주 선수의 단순한 구질은 미국팀에게 딱
치기 좋은 공이었을 겁니다. 물론 패스트볼도 제구가 되고 묵직하기만 하다면야 강력한 무기가
되겠지만,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요.  제구가 제대로 안되고, 가뜩이나 가벼운 공으로
국내 리그에서도 종종 장타를 맞는 터라 이 날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하더군요.

오승환은 어디에?

대표팀 대표 마무리는 누가뭐래도 돌부처 오승환입니다. 140km 후반의 빠르고 묵직한
패스트볼과 130km 대의 슬라이더. 딱 이 두 구질로 타자들을 돌려세웠던 철벽 마무리죠.
하지만, 저번 평가전서 홈런포를 연이어 허용하는 등 제 구위를 못 찾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피로 누적이 가장 큰 원인이었죠.
결국 이날 당연 오승환이 올라와야 할 시점에 한기주 선수가 올라왔고, 끝내 마운드에 그 모습을
보이지 않더군요.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컴백쇼를 펼쳐주기를.

미국과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은 4강진출이 한결 손쉬워졌습니다.
오승환 선수도 그때까지 제 컨디션을 찾아주기만 하면 되는거죠.
다행히 전전후 불펜요원으로 막차를 탄 윤석민 선수가 보여준 경기내용은 한기주 선수와 함께
마무리로 임시 활동해도 무난할 듯 싶습니다. 여기에 정대현 선수도 있으니 일단 예선전에는
한기주 선수가 불안하더라도 그럭저럭 불펜들로 꾸려 갈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중국, 내일 캐나다 전으로 비교적 손쉬운 상대들과 상대하는데요. 전 날 다섯명의
투수들이 투입되었고, 일본,대만, 쿠바와의 경기가 연속으로 잡혀있어 최대한 투수 자원을
아낄 것으로 보입니다. 선발투수들의 완투성 경기가 펼쳐질 텐데요.
이 두 경기에서 오승환 선수도 컨디션 점검차원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 경험이 풍부한 대표 마무리의 부재는 생각보다 큽니다.
1점으로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 더군다나 연장치기라는 웃지못할 제도까지 도입된 이번 올림픽
야구에서 마무리의 중요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한국팀의 뒷문은 마냥 삐걱거리네요.

오승환 선수가 컨디션 얼른 회복해서 승리에 일조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