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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표팀 4번은 이승엽이 아니다.

쿠바와의 마지막 평가전을 끝으로 이제 메달을 향한 본격 레이스는 시작되었습니다.
임태훈 선수와 윤석민 선수의 체인지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수들 교통 정리도 끝나고,
각자 맡는 자리 찾기 위한 테스트도 얼추 마무리 되었죠. 마무리가 불안하긴 하지만...
이제 김감독의 구상대로 엔트리를 짜고 대결을 벌이기만 하면 되는데...


-쿠바 2차전에서 삼진 당하는 이승엽 선수와 타점 올리는 김동주 선수

언론을 통해 알려진 김경문 감독의 대표팀 타순은
이종욱, 이용규 두 선수로 테이블 세터진을 짜고, 4번 이승엽 선수를 주축으로 김동주 선수를
3번에 이대호, 이택근 선수중 누구를 5번 자리에 놓을지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김동주을 4번으로
테이블 세터진에 올려진 발빠른 두 선수야 큰 불만이없지만, 이승엽 선수를 으레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4번자리에 놓은 것은 반대입니다.
이승엽 선수 외에도 한국에는 김동주라는 거포가 있습니다. 컨디션 난조로 아직 페이스를 찾고
있지 못한 이승엽 선수 보다는 김동주 선수를 4번 자리에 놓은 것이 좋다고 봅니다.
더군나나 단기전인 만큼 타순에 따른 선수들의 배합이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자명한 일.
이승엽-김동주-이대호 이렇게 클립업을 만들면 테이블 세터진 두 명 중 최소 한명은 살아나가고
1사에 이승엽 선수가 범타로 물러난다 하더라도 김동주가 뒤를 받쳐주는 것이 선제점을 얻을
수 있는 라인업입니다.

이유1. 일본과의 대결
미국과 더불어 가장 강한 상대이자 넘아야 할 산 일본.
일본리그에서 활약중인 이승엽 선수야 항상 상대하는 투수들이니 만큼 그들의 약점도
잘 간파하고 있을 겁니다. 반대로 투수들도 이승엽선수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지요.
여기에 최근 소식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중책인
4번 자리는 너무 과한 부담을 주게 됩니다.

물론 서로 처음 상대하는 국제대회에서 불리한건 타자지만, 김동주 선수에게는 그동안의
국제대회 경험이 있기에 이 불리한 점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김동주 선수의 무서움을 귀로만 들어던 그들에게 주는 공포감은 같은 래벨이라도 매번 얼굴을
맞대어온 이승엽 선수보다 더 클 것입니다.

이유2. 국제대회 킬러는 김동주
2000년 아테네 올림픽 기억하십니까.
여기서 맹활약한 야구 대표팀은 동매달을 목에 걸었죠. 편파판정에 울분을 삼키는 일도 있었지만,
묵묵히 게임을 했고 메달과 함께 감동을 선사해주었죠.
이 대회에서 김동주 선수는 눈부신 활약으로 팀 4번타자로 새롭게 등장합니다.
물론 이승엽 선수도 타율은 저조했지만, 알토란 같은 타점을 만들어내며 크게 일조했었죠.
(9경기 28타수 5안타, 타율 0.179, 무릎 부상이었기에 제 컨디션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팀 중심 4번에서 찾아오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번의 찬스라도 살려야 하는
단기전이니 만큼 국제대회에 강한 면을 보이는 김동주 선수를 중심에 놔야 합니다.
(타율 2할9푼2리, 5타점 2득점)

여기에 지난 WBC에서 1루 헤드 슬라이딩으로 입은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경험이 있는
김동주 선수이기에 3번타순에 기용되 제법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뛸까 하는
의구심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되겠지만요...헐~ -_-

이유3. 동기부여를 보자
보여줄수있는것을 모두 부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킹 이승엽 선수.
소식팀에서의 부진을 국제대회를 통해 만회하여 명예회복을 단단히 벌이고 있습니다.
나라에 메달도 안기고, 자신의 존재가치도 재확인 시켜줄 수 있는 이번 대회는 그에게 중요한
대회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동기부여 면에서 보면 김동주 선수가 더 크죠.
이번 시즌 FA 때 해외로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중간에 일이 꼬여 결국 두산과 1년 단기
계약을 하게 됩니다.
팀에서는 64억원에 달하는 거금으로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굳이 1년 짜리를 택한것은 해외에
나가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거죠.
평가전내내 미국 스타우터들의 관심도 일본 프로측의 관심도 꾸준하게 받은 그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기가 정말 정말 하고 싶은 돈 때문이 아닌 정말 하고 싶은
큰 무대로의 진출이 이번 대회에 달려있는 겁니다.


-이런 하이파이브! 베이징에서도 보여주세욧!

워낙 많은 변수들이 있는 단기전이라 어떤 엔트리가 짜여질지 경기가 시작되어봐야 알겠죠.
그날그날 선수 컨디션에 따라 또 달라질테고...
여튼 이승엽 선수는 박찬호 선수와 더불어 대표팀의 아이콘입니다.
있고 없고에 따라 팀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 바로 이승엽 선수죠.

개인적인 바램대로 3번이든 정석대로 4번이든 제 위치에서 충분한 무게감을 가져주어
승리를 일궈내시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