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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LG 트윈스 안치용

요즘 엘지트윈스 기사를 접하다 보면 가장 많은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안치용

어제부로 꼴찌를 벗어난 엘지의 1등 수훈갑인 그에게 연일 스포라이트가 터지는건 당연한 일.
무엇보다 가뜩이나 타 구단 보다 기사거리가 없어 문제점 진단만 남발해있던 트윈스에 대한
기사들이 간만에 상승세에 따른 전력 강화 분석 기사로 바뀌어 기분이 좋네요.

깜짝 등장으로 엘지 부동의 3번타자로 맹활약 하는 그는 사실 2군에서부터 눈물 젖은 빵을
질겅대며 찬스만을 노리던 유망주였다니...^^;

안치용 등장
신일고에서 날려주던 선수.
잘나가던 고교는 광주일고-최희섭을 중심으로 송원국, 이현곤, 정성훈 내야수 4명이 버티고
있었고, 안치용의 신일고는 봉중근, 현재윤, 김광삼이 버티고 있었다.
(97년 고교야구는 많은 미래의 스타들이 태동하던 때인지라 안치용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수있었다.)

물론 광주일고는 신일고와의 경기에서 매번 무릅을 꿇으며 분투를 삼키게 되지만..
이 해 신일고는 무려 전국 고교야구 4개 대회중 3개(봉황기, 황금사지가, 청룡기)를 싹쓸이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엘지 1선발 봉중근, 이젠 타자 김광삼, 삼성 진갑용의 후계자 현재윤

여기서 안치용은 부동의 4번타자로 봉중근, 김광삼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만들어
타격상,도루상,우수투수상 등 상들을 수상하며 봉중근과 함께 주목을 받게 된다.
(현재 봉중근은 엘지 1선발 투수로 김광삼은 투수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인해 타자로
다시 전향해 2군에서 활약 중)
이런 그를 프로구단이 놔둘리 만무. 우선지명제도를 통해 98년 엘지로 부터 우선지명을 받게 된다.(그는 당시 LA다저스의 신분조회명단에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고지를 중심으로 해당 고교들의 선수를 1차 지명할 수 있는 지명제도는 한국프로야구의 오랜
관행이자 제도였으나  지역색이 너무 강하고, 팀끼리 실력차가 벌어지면서 지명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들춰져 처음 10명까지 가능했던 1차 지명은 점점 줄어 98년에는 1명까지로 줄게 되죠.
하지만, 이때는 우선지명제도가 있어서 고졸 선수 3명을 먼저 찜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제도도 99년까지만 실행되게 됩니다.
(참고로 내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제가 된다고 하니 유망주들 보는 재미도 쏠쏠할듯...^^)

98년 우선지명제도를 통해 엘지로 부터 찜 당한 선수는 고교 최대 라이벌이었던 휘문고 박용택,
배명고 정현택 이었습니다.

퇴보
안치용은 연대로, 박용택은 고대로, 고교에이어 대학시절까지 라이벌관계에 놓이네요..ㅋ
(정현택은 바로 엘지로 입단)
안치용과 함께 연대에 들어온 선수는 조용준, 이현곤, 채상병 등입니다.
대학에서도 당연 4번 중심타자로 시작한 안치용은 고교 때만큼 눈부신 활약은 커녕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이게 되고, 점점 중심타선에서 밀려버리게 됩니다. 결국 국가 대표에도 못 뽑히게 되죠.
일부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그렇듯 게으른 훈련 태도로 인한 부족한 훈련량으로 인한 떨어지는
경기력은 그에 거는 기대가 컷던 엘지측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엘지 쿨가이 박용택

결국, 2002년 졸업 후 엘지와 입단 계약을 맺을때 라이벌 박용택은 3억을 받았지만 그는
1억3천 고교시절 그를 생각하면 상상하지 못했던 염가에 사인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부터죠...그 후 기나긴 무명의 세월~

활약
이번 시즌 안치용은 구단의 살생부인 방출명단에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재박 감독에 의해 제외됬고, 그 고마움에 이렇듯 맹활약을 펼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현대에서부터 알아주던 김감독의 선수를 보는 눈은 여전하다는..ㅋ)

프로로 온 이후 2군에서 속칭 빌빌대며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되고 있을때, 라이벌 박용택은
어느새 주전으로 올라가 '쿨가이'라는 멋드러진 닉네임까지 붙고,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이병규 등 프렌차이즈 스타를 모두 떠나보낸 구단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며 쵝오 인기를
얻게 됩니다.
인기만이 아니죠, 2005년 최다 타점 (90점), 최다 도루 (41개)를 기록하는 등 그 실력도
입증되고...한마디로 떳죠.

안치용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2003년부터 작년까지 총 104경기 출전으로 123타석 1군 무데에 서지만, 고작 5안타에 삼진만
37개를 당합니다. 적은 타석수지만, 꾸준하게 1군무대에 간간히 나온것을 보면 구단의 믿음이
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2군경기내용을 보면 타율 0.319 안타 89, 홈런 9, 득점 57점, 타점 44점으로
타격 15걸 중 7위, 특점 10걸 중 2위를 기록하는 등 팀이 속한 북부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는 달라진 그의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잠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가 끝난 후 끝까지 남아 마무리 훈련을 하는 선수는 팀에서
안치용 선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만큼 연습이 몸에 베어버린 그이기에 박용택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기대이상으로 메꿔줄
수 있었고, 박용택이 복귀하면 어떤 라인업을 짜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할 수 있었다.


-2군에 너무 오래있었나, 안타를 쳐도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든 안치용 ^^;

타율 0.380
안타 41
2루타 14
3루타 1
홈런 4
타점 28
득점 20
장타율 0.639
득점권타율 0.438

등 불과 31게임에 나와 보여준 그의 출중한 능력은 대단하다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직 규정타석을 못채워 정식 랭킹에는 올라가 있지 않지만, 채우지기만 하면 상위권에 랭크
되는 성적이다.

조명탓에 플라이를 놓치거나 느슨한 송구로 1루 주자를 진루시키는 등 아직 몇몇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수비 능력은 문제로 거론되지만, 이런 점들은 어렵지 않게 보완 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실제로 그는 야간경기에 적응하기 위해 조명을 강하게 키고 훈련한다고 한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실력보다도 승리에 대한 열정과 투지가
우선시 되는 시즌 중후반.
누구보다 2군의 서러움을 잘 아는 안치용 선수의 투지는 붙박이 1군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어 시너지 효과가 날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팀내 경쟁의식은 팽배해질것이고, 타선의
짜임새와 더불어 마운드만 제발 조금만 받쳐준다면... 현재 4위와의 8게임차는 그리 멀어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