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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LG 팬이 바라본 롯데의 가을잔치

어제 경기의 승리로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우선 짝짝짝, 축하의 박수를..^^

2000년 이후 무려 8시즌만에 이룬 쾌거로군요.
더군다나 후반기 17승2패 로 놀라운 승률을 보이고 있는터라 가을잔치로의 초대장 확보는 물론
PO 직행 티켓까지 거머쥐기 위해 2위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스터 매직

특별한 전력보강없이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노림수가 그대로 적중했네요.
신나게 치고 달리고 던지는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선수들의 잠재력을 폭팔시키는 로이스터 감독의
운영 방식이 일단은 대성공으로 보입니다.


-선수와 함게 웃고 즐기는 야구를 보여준 로이스터

덕아웃 구석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근엄한 기존 감독들과 달리 껌을 항상
부지런히 씹으며, 선수들보다 더 액션이 화려한 그의 세러모니, 투수교체에도 꼬박꼬박 올라와 격려하는
모습 등은 새로웠습니다.
음...전임 감독의 억압된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일까요. ^^;
가능성만을 가지고 언제나 대기모드에 있던 젊은 선수들이 말그대로 포텐셜 폭발해주었네요.
여기에 이대호, 손민한 이라는 국민타자, 국민투수를 거느리고 있었기에 자칫 엇나가 침체에 빠질 수 있었던
타선과 마운드에 중심을 잡아주었으니...헐~
호세 이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가르시아는 보너스네요. ㅋ

이런 롯데가 잘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배가 아플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도리어 그들이 잘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네요. 트윈스도 그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2000년 4강진출 팀을 보면

2000~2007년까지 4강에 들었던 팀들을 보면

팀      횟수
---------------
삼성    8
현대    6
두산    5
기아    5 (해태 1번 포함)
한화    4
SK      3
LG      1
롯데    0

삼성이 꼬박꼬박 가을잔치를 즐겼네요. 음..대단하네요. 먼저번 올렸던 역대 꼴찌팀에 대한 포스팅에서
한번도 꼴찌를 한적이 없었는데... 꾸준히 4강안에 들어가는 것도 확실히 실력은 실력. ^^;
그 뒤를 따르는 건 투수왕국이라는 별명과 함께 김재박 현 트윈스 감독을 명장 반열에 오르게 만들었던,
현대가 여섯번입니다.

그리고, 이젠 연고지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뻘쭘한 두산이 기아와 함께 다섯번 4강에 올랐군요.
한화는 반타작을 했고, sk는 왠지 이제 부터 시작일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ㅎ ^^
반면, 롯데는 한번도 없었고, 트윈스 또한 김성근 매직 덕분에 반짝했던 02 시즌, 단 한번뿐이더군요.

이처럼 트윈스와 함께 끝날줄모르던 꼴찌 타이틀 경쟁에서 롯데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차근차근이 아닌 부스터라도 쓴 것처럼 용수철마냥 뛰어나가기 시작한거죠.
감독 하나 바꿨을 뿐이고, 트윈스 또한 감독을 바꿨기에 그 부러움은 마냥 클 수밖에 없네요.

트윈스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트윈스에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닙니다.
롯데가 지금 펼치고 있는 야구 스타일이 과거 트윈스가 캐치플레이로 내걸었던 신바람 야구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롯데는 타격면에서 트윈스의 신바람 야구와 차이가 있지만, 젊은 선수들 위주로 한번 업된 분위기로
연승을 이어가는 모습이 흡사 과거 찬란한 영광을 만들어가던 트윈스 3인방이 있던 90년대와 비슷하다고
보네요.


-김재현,서용빈,유지현. 이 들의 그림자를 지워야 트윈스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자율 야구로 꽃피웠던 야구 스타일을 10년 넘게 고수하다 보니 어느덧 만성이 된듯 방종으로 치닫는 모습을
이번 시즌 트윈스 팬들은 적잖게 봐왔습니다.
안일한 플레이로 후반에 맥없이 역전패를 허용하고, 찬스때마다 헛돌리기 일쑤였던 모습은 최고 인기구단으로
써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요즘에서야 2군에서 올라온 뉴페이스들이 자주 모습을 보이며 매 경기마다 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지금의 롯데의 모습은 내년 트윈스의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구단의 든든한 지원과 둘째라면 서러울 인기를 얻고 있는 팀이기에 언제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두둑한 지원과 열정적인 응원을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거네요.

마냥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것만 아니라 내년에는 함께 경쟁하고 즐기기 위해 오늘 경기 힘껏 뛰어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