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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sk, 해태가 될 수 있을까

sk가 작년에 이어 두산을 또다시 울리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시즌 중에도 최강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역대 시즌 최다승을 기록할 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sk.
이미 한국시리즈 시작 전 두산에게 한수 위 전력이라고 평가받았고, 결국 1패 뒤 내리 4연승으로 최강임을 다시금 증명했습니다. (시리즈 중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두번이나 놓친 것은 두고두고 가슴을 칠 순간이죠. ㅠ.ㅠ)


-시즌 2연패, 한국시리즈 2연패, sk

약점이라고는 안 보이는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보면서, 과거 9번이나 정상에 섰던 해태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해태에 비하면 sk가 아직 많이 부족한 면이 많지만, 레전드급으로 성장할 젊은 선수들이 많고,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감독과 무엇보다 손발이 착착 맞는 벤치와 선수들간의 조화가 해태를 떠올리기 충분합니다.

해태

해태, 현대, 태평양, 쌍방울, 청보, 삼미, MBC, 빙그레, OB
26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사라진 팀들입니다.(물론 각 팀마다 후신이 있기는 하지만..팀 컬러가 많이 바뀌었죠)
이들 중 가장 강했고 또, 앞으로도 깨어지기 힘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 해태이지요.


-야구에도 붉은 악마가 있다면 이들이다.

82년 창단되어 00년 기아로 이름이 바뀌기 전까지 18년 동안 해태는 12번의 포스트시즌 진출,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김종모, 이강철, 선동열, 이종범, 한대화, 조계현, 김봉연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명문구단입니다. 여기에 김응룡 감독의 포스는 단연 최고였죠.

*해태 연도별 성적

년도  순위  포스트시즌
82      4         -
83      1         1
84      5         -
85      3         -
86      1         1
87      1         1
88      1         1
89      1         1
90      3         3
91      1         1
92      3         3
93      1         1
94      4         4
95      4         -
96      1         1
97      1         1
98      5         -
99      7         -
00      6         -

해태는 18시즌 동아 12번 포스트 시즌 진출, 12번 진출 중 9번 우승을 한 괴력의 팀입니다. 특히나 '86~`89 까지 4년 연속 우승 기록은 절대적인 기록이지요. ^^ 해태가 9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선동열 같은 슈퍼스타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조직력이 최고였다고 생각됩니다.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호흡과 찬스때 결정낼 수 있는 집중력이야 말로 최강 해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지요. 여기에 승리에 대한 악바리 근성은 상대팀으로 하여금 질리도록 만들었었죠.
당시 라이벌이었던 삼성이 슈퍼스타들을 모아놓고도 번번히 해태와의 싸움에게 졌던 것도 선수 면면은 모자라지 않았으나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가지고는 해태를 상대할 수 없었습니다.

sk

쌍방울을 해체되고, sk라는 새이름으로 팀이 만들어져 쌍방울 선수 대부분을 흡수할때만 해도 이 팀이 이렇게까지 잘 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을 겁니다. 게다가 쌍방울에서 잘나가던 선수 대부분은 현금 트레이드로 타 팀으로 이적 후 였죠. 특출난 선수 하나 없이 2000년 팀 창단 후 1대 감독으로 강병철 감독(00~02), 조범현 감독(03~05)을 거처 현재 김성근 감독(06~ )이 팀을 맡고 있습니다.

*sk 연도별 성적

년도  순위  포스트시즌
00      8         -
01      7         -
02      6         -
03      2         2
04      5         -
05      3         4
06      6         -
07      1         1
08      1         1

초창기만 하더라도 sk는 하위권을 맴도는 약체팀이었죠. 그러다 조범현 감독이 취임 첫 해 시즌2위를 하더니 포스트시즌 막강 현대와 붙어 7차전 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해 2위를 하는 깜짝 활약을 펼칩니다. 이 이후로 sk는 박경완, 김재현, 이진영, 정근우 등 좋은 타자들을 영입하였고, 이들을 밑거름으로 김광현,조웅천, 이승호, 정우람, 윤길현, 정대현 등 신구 조화가 이루어진 마운드가 갖춰지면서 작년에 이어 시즌1위는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재패했습니다.

해태 = sk ?


-스타일은 딴판이지만, 이기는 경기를 할 줄 아는 감독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자 공통점은 역시 감독의 생각대로 딱딱 움직여 주는 유기적인 플레이, 즉 조직력이 그 첫째라 생각합니다. 이번 두산과의 한국시리즈가 그 좋은 예인데요. 찬스때마다 번번히 범타로 물러났던 두산에 비해 안타수는 적었어도 점수를 내야 할때 몰아치는 안타로 점수를 내던 sk 타자들은 왜 sk가 최고 소리를 듣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주전, 비주전 할 것없이 하나같이 빈자리를 매꿀 수 있는 고른 전력도 우수자원이 많았던 해태와 같죠. 또한, 김성근 감독의 역활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팀에 비해 크다는 점도 과거 해태와 비슷하다고 생각되네요. ^^

반면, sk가 아직 해태에게 뒤져있는게 있습니다. 바로 팬입니다.
과거 해태팬은 프로야구의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 열성적이나 못해 열정적인 팬들이 많았던 것으로 유명하였죠. 이들 덕분에 야구 경기 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맛을 알게 된 분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해태팬들은 이제 기아를 응원하지만, 아직도 엣 해태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많은 것도 당시 그 열정을 기억하기 때문이겠죠. 아마 아직까지 해태가 남아있었다면 롯데팬들과의 응원전이 정말 볼만했을지도 모릅니다. ㅎ ^^
sk는 연고지가 전북이었던 쌍방울 선수를 흡수하여 서울 입성을 위해 자리를 비운 현대의 빈자리인 인천에 둥지를 튼 구단입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연고지 팀을 응원해주고 있지만, 과거 해태에 비한다면 아직 비교가 되지 않나 싶네요.

다르지만 같은 길을 걷는 두팀

연고지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또렷한 팀컬러를 만들어냈던 해태와 불리한 출발이었지만, 기본에 충실한 훈련과 감독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이기는 야구를 하는 sk는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나머지 7개팀의 공공의 적이라는 점도 그 점중에 하나겠지요. ^^ 이제 sk는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롱런을 위해 준비 중입니다. 또, 김성근 감독 취임과 함께 시작한 스포테이먼트로 많은 야구팬들이 sk팬이 되어 가고 있지요. 여전히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정된 가운데 sk의 전성기는 언제까지일지...

sk가 해태처럼 9번의 우승은 무리일지 몰라도 그들의 전성기는 분명 짦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스트 해태, 아직까지 sk가 가장 앞서있는 것 같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