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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 대표팀 꼭 프로감독이어야 하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룬 sk 김성근 감독이 최근 WBC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 금매달을 안겨준 두산 김경문 감독 역시 감독직은 우승팀이 맡아야 한다며 대표팀 감독 사퇴의사를 강하게 밝힌바 있죠.

독배가 든 성배라고?!


-대표팀 감독을 고사한 두 감독.

이러니 야구 대표팀 감독 선출 문제가 어렵게 됬습니다.
언제부터인지 프로야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공식이 생겼죠. 현역 프로야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 여러 잇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즌내내 선수들을 바로 옆에서 봐왔으니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매번 긴장감 넘치는 경기에 뛰어난 임기응변 또한 갖추고 있지요. 이런 점만 본다면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프로감독이 가장 적절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주저하는 이유는, 그 중 첫째가 잘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입니다. 실제 요즘 언론은 대표팀 감독 선정문제를 다루면서 독배가 든 성배라는 표현처럼 부정적 표현을 서습지 않고 쓰고 있지요. 여기에 베이징 올림픽 당시 야구대표팀 선정에서 오갔던 팬들의 많은 비난들. 이런 부담감에 좋은 성적을 내고 명장 소리를 들었던 김경문 감독마저 이번 대회 감독은 하기 싫었을 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자기 팀 챙기기도 벅찬데 대표팀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감과 일부 감독은 어쩔 수없는 건강상의 이유로 맡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번 WBC 야구대회는 길어야 3주 정도입니다. 하지만, 각 팀 베스트 선수들 선정에 손발을 맞추고, 상대팀 전력 분석에 맞대응할 전략을 짜는데는 지금부터 그 준비기간을 가져도 빠듯하죠. 경기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남은 시간은 4개월. 이웃 일본의 경우 요미우리 하라 감독을 일찌감히 선정해 놓고 그 준비를 시작 한 것을 보면 늦은 감이 있습니다.

유려한 후보였던 김성근, 김경문 감독 모두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현하고 있으니 다른 대안이 필요하지만 마땅치 않네요. 워낙 이 두 사람이 실력이든 명분이든 모든 것을 갖췄기 때문에 이제와 타 팀 감독을 섭외한다는 것이 난처합니다. 왠지 먹다 버린것을 주워 먹는 기분이 아닐까요. 이러니 김응룡 삼성 구단 사장까지 감독직 후보로 거론되는 거겠죠. 헐~

후보 대상을 아마야구까지


-박동희 스포츠 컬럼에 소개되었던 이연수 성대 감독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5&aid=0000000118&)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이번 대회 감독 후보군 물색을 프로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아마야구까지 넓히는 겁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된 프로감독이 감독을 맡으면 좋은 점이 많지만, 코칭스탭을 어떻게 구성해주느냐에 따라 그 점은 어느정도 커버가 되지 않을까요. 또, 아마야구라도 프로 경험이 있는 덕망 있는 감독을 선정한다면 대표선수들도 잘 따를 거라 생각합니다. 언제 자기 팀 감독으로 올지 모르는데 안일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겠죠.

언론이나 팬들의 비난 문제 역시 프로감독들 보다는 그 충격을 덜 받지 않을까요. ^^;
현역에서 날고 기는 베스트 선수들을 뽑아 팀을 꾸려 국제대회에 나간다는 것은 큰 메리트죠.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굉장한 주목을 받을테고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라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면 됩니다. 물론 언제나 처럼 많은 비난이 들리겠지만, 항상 관심대상인 프로보다야 덜 할테죠. 팬들은 프로에 비하면 아먀야구에는 무관심에 가까울 테니깐요. 특히나 성적을 가지고 비난하는 팬들은 더더욱!

비난이 아닌 비판을

음...현실적으로 아마야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포스팅을 하는건 대표팀 감독 맡기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나쁜 상황에 대한 비난이 두려워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입니다. 이는 비단 야구 뿐만 아닙니다. 모든 스포츠 감독직을 맡은 이들은 누구나 각오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설사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오더라도 비난이 아닌 비판을 통해 그 잘못된 점을 고쳐나간다면, 다음 또 그 다음에 감독을 맡는 이들에게는 그 부담감이 훨씬 덜 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