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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LG 이범준 선수의 승리, 왠지 더 불안하다.

어제 경기에서 고졸 루키 이범준 선수가 감격스런 선발 첫 승을 기록했네요. ^^
그것도 5 1/3 이닝 4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은 퍼펙트! 승이었습니다.

선발투수 이범준!!


-특이한 폼의 소유자.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인 이범준 선수.

이날 경기까지 '08 시즌 그의 기록은

방어율  경기수  승  패  이닝     탈삼진  피안타  4사구
4.79     36       2   1   82 2/3   34       76       62

방어율이 높아 보이지만, 팀 방어율이 5.11 인 것을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는거죠. ^^;
여기에 봉중근, 옥스프링, 정찬헌 선발투수에 이어 팀내에서 4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시즌 초 마무리와 계투를 번달아 맡으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었기에 그나마 마운드 운영에 숨통이
트였을 것입니다.
음..역시나 이닝당 0.9개씩 허용한 볼넷은 많네요. 사사구 순위만 놓고 본다면 현재 공동 7위입니다.
10위권선수들이 죄다 이닝수가 100이닝을 넘긴 선발들이니 그의 볼넷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죠.

* 사사구 순위 (09.11.현재)
순위  선수  팀  갯수
1  옥스프링 LG  83
2  봉중근   LG   78
3  레이번   SK   72
4  유원상   한화 67
5  송진우   한화 65
6  송승준   롯데 63
7  이범준   LG   62
7  마일영   우리 62
9  류현진   한화 60
10  김광현  SK   57
* 자료 KBO 홈페이지 참조

제구가 불안하기는 했지만, 공의 위력은 좋았던 터라 팀에서는 시즌 중반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였고,
7/12 대 삼성전에서 첫 선발로 모습을 비춰, 4이닝 무실점 으로 합격점을 받아 가능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이 후 어제 경기를 포함해 4번의 선발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했네요.
140km 후반대의 빠른 패스트볼과 130km중반대의 슬라이더, 그리고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변화구는 뿌리지 못하고 있지만, 어제 경기에서 보듯 최고 150km까지 나온 빠른 직구를 앞세워
파워피처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죠.

하지만, 선발투수로서의 갖춰야할 다양한 구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6회 이상 이닝을 소화하기가 힘듭니다.
일반적으로 5회 정도되면 투수의 공에 익숙해져 버린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투수와 포수는 볼의 배합을 바꾸게 됩니다.
직구와 변화구의 배합을 바꾸던가, 변화구들 중에서 잘 안쓰던 구질을 더 많이 뿌린다든가..
6회는 물론 완투로 가기위해 반드시 필요한 관문이기도 합니다.

이범준 선발투수??

현재 이범준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바로 이 한정된 볼배합인거죠.
한화 타선이 봉중근 선수의 직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을 간파한 조인성-이범준 배터리는 이날 던진 공의 80%가 직구였다고 말했습니다.
모처럼 제구가 잘된 직구의 위력이 좋아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아무래도 상대 팀 타선의 하향세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

빠른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지만, 팔꿈치에 큰 무리가 갈 수 있는 슬라이더를 많이 뿌리지는 못합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 밖에 변화구는 체인지업을 구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설픈 유인구에 불과합니다. 타자를 헛스윙으로
돌려세울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하죠.


-최고 투수라는 선물과 함께 부상도 함께 가져다 주었던 슬라이더의 달인 존 스몰츠

그가 입단 당시 자신의 꿈은 최강 마무리라고 밝혔던 것처럼 마무리만 뛴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구질의 완성도만 더 높이면 됩니다. 다양한 구질? 그런거 필요없죠.
오승환 선수처럼 돌직구 하나로 최강 자리에 오른 마무리 투수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팀은 그에게 선발을 맡기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임시 선발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괜찮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고, 박명환 선수가 돌아온다고 해도 봉중근,박명환,옥스프링,정찬헌 외에 5선발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형종 선수가 있다지만, 테스트가 필요하고, 정찬헌 선수 또한 확신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최원호, 이승호, 심수창 선수등 기존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가 있지만, 확실한 카드는 아니기에..)
페타지니 대신 용병 투수를 영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현재 타선을 생각하면 다음 시즌때까지는 붙박이
4번 자리를 차지 할 듯 하네요.

선발 혹은 마무리


-그의 롤모델 이상훈 선수. 제발 그렇게만 된다면야...

상황이 이렇듯 이범준 선수 자신이 원하는 보직인 마무리를 맡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재복 선수가 나름 마무리 역활을 해주고 있어 다음 시즌도 계속 갈 것 같구요.)
그러면, 일단 한동안은 선발로 뛰어야하는데, 현재 가진 구질로는 한계가 있겠죠.
직구의 품질에 따라 롤러코스터 피칭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다못해 이번 동계훈련때 커브라도 장착하고, 체인지업을 더 다듬어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그의 선발 출장은 모험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의 첫 선발승은 물론 축하할 일이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 또한 많아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