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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프로야구 심청전 = 장원삼 전!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천석에 팔려가는 청이의 이야기 심청전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을 듯합니다. 스토브리그에 파문을 던지며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장원삼 선수를 보니 심청이가 생각나네요.

장원삼 전


-잘난 집 딸래미

가난한 집에 아버지인 능력없는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천석이 아닌 30억에 청(靑)기와 부자집으로 팔려갔더니 옆집, 앞집, 뒷집에서 서로들 배가 아파 난리도 아닙니다. 그도 그럴것이 재색(才色)을 겸비해 어느 집에 가져다 놔도 알뜰살뜰 집안 살림을 최소 2배 이상 불려줄 수 있는 능력이 출중한 심청이를 서로 탐하지 말자며 마을 회의에서 이미 정해졌건만 평소에도  욕심많기로 소문난 청(靑)기와 부자집이 그런 약속 한적 없다며 심봉사를 살살 달래 심청이를 빼갔네요.

자식 내어주고 피눈물 안 흘릴 부모가 어디있겠냐만은 이 집에는 심청이 말고도 먹고 살아야 할 식구가 흥부네 저리가라 였으니, 결심이 서기도 전에 집 앞마당에 수북히 쌓여 있는 돈다발을 보자 심봉사도 그만 혹~한거죠.
아마도, 올해 근근히 먹고 살 수 있었던, 근처 담배농사 짓전 우씨네의 성금마저도 끊겨 다가올 추운 겨울이 걱정되기도 했겠지요. 하지만, 아직 밥벌이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심청이가 벌어들인 돈으로 겨울은 넘기겠지만, 내년 보리고개가 문제군요. 아직 새로운 키다리 아저씨를 찾지도 못한 상황에서 심봉사의 한숨은 깊어져만 갑니다. 내년 새로운 집안 단장에 한껏 고무되었던 전 안방마님도 다시 컴백했건만 가장 든든한 맏딸이 사라져버렸으니 뒷통수 맞은 기분이겠죠. 여기에 가뜩이나 가난이 싫어 집을 떠나겠다는 아이들이 많은 심봉사네에는 이번 겨울내내 동네 신문 단골 주인이 될 듯 합니다.


-뒷통수 맞은 안방 마님과 가난이 싫어 집 떠나는 아들래미

이런 상황에 아랑곳 않고 심청이가 부잣집으로 간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주변 이웃들과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저하고 있는 관할지구 공무원들. 서로 한두푼씩 모아 살림에 보태주는 것은 바래지도 않지만, 든든한 후원자 물색은 못해줄망정 약속을 어겼다며 거세게 심봉사네를 공격하고 있네요. 중간에서 중재해줘야 할 공무원들 또한 이웃집들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하고 있네요. 헐~

내일(19일)이면 그 결과가 나오게 될텐데...사안이 패스된다고 하면 동네주민들 들고 일어날 것이 분명하고, 부결시키면 심봉사네는 추운 겨울 얼어죽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내년 동네축제는 짝수가 안맞아 파행으로 갈 수도 있겠지요. 가장 좋은건 얼른 새로운 키다리 아저씨를 찾아주는 일이지만, 쉽지만은 않고, 십시일반으로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어차피 터질 폭탄

선수 한명으로 인해 불거진 문제지만,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고 좀 더 일찍 터져 다행이라 생각마저 드네요.
만약, 내일 나올 해결책이 단지 한 선수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봉책에 그친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또다시 히어로즈 문제로 야구계는 술렁일 수 있습니다. 풍부한 식견과 혜안을 가지진 분들이니 만큼 누구나 만족할 만한 정답을 찾아내어주기를..

WBC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한치의 양보없는 구단들의 이기적인 태도에 야구를 좋아라 하는 팬들의 가슴은 어느 겨울보다 차가워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