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始球]에 대해?!
아마도 구기 종목 중 야구만큼 시구의 의미를 크게 갖는 종목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누가 어떻게 시구했는지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시구 [始球, first ball]
시즌 개막전이나 올스타전, 챔피언 결정전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를 치를 때, 게임이
시작되기에 앞서 유명 인사가 공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두산백과사전
시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이렇단다.
그렇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때 주로 이루어지던것이 시구다.
일반적으로 개막전이나 챔피언결정전때 주로 이루어지는 시구가 언젠가 부터 시구 없이는
게임도 없는 듯 자주 이루어지더니, 관중이 많은 주말경기는 물론 상대적으로 관중이
적은 평일 경기까지 시구 행사가 남발하고 있다.
결국 포털사이트에 별도의 시구 포토를 모아 보여주는 코너가 생길 정도니...헐~-_-;
시구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경기 전 의미있는 혹은 인기있는 유명인이 나와 미리 흥을 돋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여성, 어린이 관객이 많아지면서 야구를 단순히 게임이 아닌 하나의
축제이자 놀이로 여기며 즐기러 오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는 때에 시구는 좋은 에피타이저가 된다.
또한, 화제의 인물이 시구를 하면 그만큰 언론의 스포라이트를 받을 뿐만 아니라 시구 자체가
희자화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일 수 있어 여러모로 좋다고 본다.
하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는 무의미한 시구 행사로 인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나 근래 들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여자연예인들의 시구. (남자연예인은 찾기 힘들다.-_-)
-개념시구 원조 홍드로! 옆은 페트로 마르티네스.^^;
-보기 드문 좌완 랜디신혜, 모자와 상의까지 바른 복장 바른 폼 윤실링
1989년 월드스타 강수연씨가 최초의 연예인 시구를 시작으로, 간간히 이어지던 여자연예인
시구는 2005년 플레이오프때 홍드로 홍수아로 인해 일명 '개념시구'가 자리를 잡으면서
윤실링, 랜디신혜 등이 인기검색어 오르내리는 성과(?)로 이어지자 너도나도 시구에
동참하게 된다.
(개념시구란 하이힐 대신 운동화, 미니스커트 대신 바지, 화려함 대신 심플한 상의 혹은
경기 유니폼 으로 착한 복장을 하고 여기에 미리 연습까지 해주는 센스까지 곁들인
시구를 말한다)
덕분에 잔디를 무참히 밣아죽이는 하이힐과 복장에 신경쓰느라 제대로 공을 던지지도
못하는 짧은 치마 등 무개념시구가 사라진건 무척이나 환영할 일이지만,
다음날 시구 사진 기사를 보고서야,
'아~ 내가 어제 경기장에서 본 시구자가 이런 사람이구'
하며 알아채는 비유명인들의 시구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신인들을 알리기 위한 기획사와 구색 맞추기식 시구자를 찾는 구단과의 쿵짝이 빚어낸
촌극이다.
-선우재덕씨와 문지은(?) 이들의 시구 기사를 보고 난감했다. 흠..
2000년 4월 18일 LG와의 잠실 경기 중 2루로 달리다 심장 부정맥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뇌사 상태로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는 임수혁선수의 부친인 임수빈씨
(시구가 있은 후 한 커뮤티니 사이트에서 임수혁 선수에 대한 악플들이 쏟아져 나와
문제가 되기도... -_- 헐~)
장애을 딛고 수영 국가대표가 된 김지은 선수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
영원한 OB맨 불사조 박철순
피겨여왕 국민동생 김연아 선수
등등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 김지은, 국민동생 김연아 선수
연예인이 아닌 추억의 야구 스타 혹은 사연이 많은 화제의 인물들이 시구로 나선 경기는
그리 많지 않다. 시구를 하더라도 연예인들 만큼 화제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김지은씨는 얼짱 수영선수로 화제가 됬지만..)
하지만, 이들의 시구를 접한 사람들이 갖는 관심과 애정은 연예인들의 시구로 인한
관심과 사믓 다르다.
얼마나 이쁜지, 섹시한지, 어떤 복장인지, 어떤 폼인지 등 단순한 눈요기 시구가 아닌
옛 추억을 생각하거나, 희망을 찾거나, 자부심을 느끼는... 한번정도는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의미를 떠올릴 수 있는 진정한 관심이 그것이다.
겨우 시구 하나가지고 너무 시니컬하게 구는것일 수도 있다. ^^;
나도 연에인 좋아한다. 원더걸스도 소녀시대도..ㅎ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의 시작을 알려주는 거 좋다.
(갠적으로 소내시대 9명 모두가 그라운드에 나와 수비위치를 잡는 상상을 가끔 한다. 헐~ ^^;;)
또, 그들 중에 멋진 개념 시구 보면 그 연예인 다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자주 말그대로 유명인이 아닌 분들이 나와 하는 시구를 자주 보다보니
그 기회를 다른 좀 더 의미있는 분들께 돌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포스팅을 해본다.
-불사조 박철순 선수와 임수혁 부친인 임수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