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스의 문제는 자율야구다?!
트윈스는
자율야구의 대명사로 90년초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인기팀이었습니다.
자유스런 팀 분위기로 인해 선수 개개인마다 고유의 색을 내어 스타들도 많이 배출하던 팀이었죠.
'뺀질이' 기질이 다분한 서울 깍쟁이들의 입맛에 딱 맞는 듯 연고지 팬들의 사항을 듬뿍받으며
최고 인기 구단으로 군림하던 팀이고, 유난히도 얼짱들이 많은 팀인지라 여성팬들 또한
많은 팀이었습니다.
공부잘하고, 멋있고, 성격까지 개성있는 이 팀을 누가 사랑 안 할 수 있겠습니까.
-관중동원력 1위! 트윈수는 명실공히 최고 인기팀 중 하나다
그렇게 잘나갈것만 같던 트윈스가 2003시즌 이후 벌써 5년동안 가을야구를 못하고 있네요.
게다가 올해는 최저승이라는 불명예 타이틀까지 예약해놓은 상태고, 매경기 선수들의 무기력한
플레이까지..헐 여기에 얼마전 2군 선수들의 철없는 싸이질이 불거지자 팬들의 원성을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자율야구의 위기 일까요. 아니면, 단지 지나가는 슬럼프 일까요....
자율야구의 등장
지금 엘지 트윈스의 색이 나올 수 있었고, 만들수 있었던건 '자율야구'로 표현되는 선진 야구
시스템 덕분이었죠.
과거 못하면 두드려 맞는게 일반화 되어 있던 야구에서 알아서 스스로 훈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부담없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트윈스는 당시 타 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참 말도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당시 이광환 (현 히어로스 감독) 감독은 미국 야구를 접하고 들어온 해외 유학파로 44살의 나이로
감독으로는 젊은 피에 속했습니다.
(감독들의 부침이 심한 트윈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았고, 트윈스 하면 떠오르는
'신바람야구'의 창시자로도 유명하죠.)
-미국야구를 접하여 선발 5인 로테이션과 마무리 시스템 등 선진야구의 선봉장 이광환 감독
-94시즌 우승 당시 사진!
이광환 감독이 도입한 자율야구는 말그대로 강제적인 팀훈련을 줄여 부담을 없애고,
개인 훈련을 늘려 알아서 자기 컨디션에 맞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방식입니다.
메이져리그에서 하는 방식이었죠. 이런 자유로운 훈련 방식은 실제 경기에서도 반영됩니다.
작전야구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는 경기운영을 했고, 실제로 선수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역전승을 숱하게 일궜고, 치기 시작하면 몰아치기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신바람이란 무엇인가를
절절하게 보여주죠.
결국 94년 두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며 구단은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쾌거를 이룩하게 됩니다.
트윈스의 문제
하지만, 영광도 잠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승축배를 들어본 기억이 가물가물해집니다.
그러면서, 구단은 감독을 수시로 갈아치우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들어내게 되고,
그 효과를 드디어 보게 되기는 하는데....
2002시즌 김성근 감독이 감독대행에서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자마자 그 유명한 데이터 야구를
기반하여 가을야구로 팀을 이끕니다. 여기까진 좋았져. ㅎ
하지만, 구단은 신바람 야구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지라 팀 컬러와 맞지 않는 야구를 하는
김감독을 커트 해버리고..
그 이후 트윈스는 하위권을 전전하며 급기야 06시즌 꼴찌까지 하게 되죠.
07시즌 김재박 감독의 효과인지 반짝 5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이번 시즌 온갖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만, 아시다시피 올해 팀 사상 두번재 꼴찌가 확정적이네요. 헐~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우린 이들을 너무 빨리 보냈다.
90년대 자율야구가 꽃피울 수 있었던 건 선수들의 출중한 능력도 있지만, 신구조화가 기가막히게
잘 되어 있었다고 봅니다.
김재현, 유지현, 서용빈을 앞으로 내세우며 뒤는 한대화, 김용수, 이상훈 등 고참들이
잘 버텨주었기 때문에 자율야구가 속칭 먹힐 수 있었던 거죠.
평소에는 기타치며 딩가딩가 하는 것 같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선배들을
볼때마다 후배들은 투지를 불태울 수 있어고, 혹독한 훈련도 스스로 하며 자신의 포텐셜을
폭팔시키게 됩니다.
2000년대 들어 신인 3인방이 어느새 노장이 되면서 전력이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 뒤를 이을 유망주는 여전히 많았고...이 들이 앞에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보고
느끼며 스스로 깨친다면 다시금 전성기를 구가 할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죠.
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갑작스레 불명예퇴진이 되어 버린 고참들...
문제는 이들을 받쳐줄 유망주들이 미처 크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의 롤모델이 사라져 버린겁니다.
(이것때문에 엘지의 어린선수들이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_-)
그것도 자율야구를 표방하는 팀에서 말이죠.
관리야구를 하는 팀이었다면 코치진이 그 구심점을 잡아주었겠지만, 자율야구인 관계로 선수들
스스로 했어야만 했습니다.
팀에 잘나가는 보고 배울 선수라봐야 이병규 선수가 전부였지만, 그는 타고난 배드볼 히터인
관계로 출생신분이 달랐고, 그나마 박용택 선수만이 분전해주었지만 역부족.
-좀 더 해줘야 햇던 역활이 마냥 아쉬었던 이병규와 메트로 박
자율야구를 위한 관리야구
자율야구는 트윈스의 성장 원동력입니다.
팀의 뼈속까지 박혀있는 자율이라는 단어를 억지로 뽑아내려 한다면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도
강한 반발을 일으킬 겁니다.
과거 성적은 훌륭했지만 구단과의 갈등을 빚었던 김성근 감독, 기존과는 정 반대의 방식으로
선수를 대하려 했던 이순철 감독이 오랜기간동안 감독자리에 앉아있지 못한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그 자율이라는 이름이 어느덧 방종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원정경기에서 패한 후 팬들에게 인사 한번 없이 사라지는 선수들.
-경기내내 외친 팬들의 응원소리는 묵음이었나 봅니다.
경기에서 지고도 실실 쪼개는 모습보이는 선수들.
-져서 억울하고 안타까운건 팬들 뿐이었나요.
질타의 목소리를 내는 팬들에게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아 징계를 먹은 2군 선수들.
-팬이 있기에 당신들이 존재하는 것을 몰랐나요.
정말. 요즘 같아서는 트윈스 팬 하기 싫어질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헐~
최저승률 기록 경신이 유력한 지금 팀은 정말 엉망입니다.
이미 신바람야구는 트윈스에게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육상부라는 별명대로 야구를 하는 두산 베어스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 분위기를 잘타는
롯데 자이언츠가 신바람 이라는 말과 더 잘 어울립니다.
-신바람은 이 두팀에게 양보하자
이쯤되면 자율야구 너무 악용되고 있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신바람은 앚어야 합니다.
팀의 확실한 목표마저 흐릿해져버린 지금 트윈스에게 필요한건 자율야구를 계속 하기위한
관리야구 입니다.
아직까지는 팀내에 확실한 롤모델이 없기때문에, 2군유망주들을 수시로 1군에 올려 타팀
잘나가는 선수들과 직접 부딧치게 하여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깨칠 수 있게 하고, (이런 방식으로
훈련 중인 정찬헌 선수의 내년이 기대된다.) 시즌 종료 후에는 성적이 나빴던 고참 선수들 부터
연봉을 동결/삭감하며 분위기를 험하게 만들고, 분발해주었던 안치용 선수나 박경수 선수 등
에게는 포상을 해 한 만큼 준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눈물 젖은 빵을 실컷 먹었던 안치용 선수나 유망주를 졸업한 박경수 선수 등을 의도적으로
내세워 롤모델을 만들어가고, 김정민 선수, 최동수 선수, 이종열 선수등 고참들에게 권한을
일임하여 락커룸 분위기를 잡아 줘야 합니다.
'좋은게 좋은거다'라며 넘어가다보면 내년 시즌도 정말 기약 없이 바닥을 해매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이상 떨어질때도 없는 지금 자율이라는 단어는 잠시 접어두고 빡빡한 관리야구를 펼쳐
무너진 정신 기반부터 다시 다잡아 내년 시즌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