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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고쳐야 산다

마르지않는지혜의샘 2008. 7. 23. 11:42

'엘지의 1번 이대형 안타~'
트윈스의 톱타자 이대형 선수가 나올때면 나오는 응원가입니다.
안타 치고 1루에 가기라도 하면 '나~나나나난난나나나! 뛰어!' 라는 응원구호가 또 나오죠. ^^
그럼 어김없이 도루를 멋지게 성공하는 슈퍼소닉.
(응원소리가 그리 크지 않은 엘지팬들이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응원가가 아닐까 합니다. 크~)


-1회에 안타수가 한개임에도 점수가 났다면 분명 이대형의 발로 난 점수다!!

주로 대주자로 기용되다 작년 시즌 부터 부동의 톱타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빠른 발이 가장 큰 장점으로 그가 타석에 서면 내야진들은 모두 전진수비를 하게되죠.
툭 갖다 대는 평범한 내야 땅볼임에도 1루로 전력질주하여 안타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다리는
정말 빠르다는 말밖에는 ㅋㅋㅋ.
그러다 보니 내야수들은 공을 잡기도 전에 던질 생각부터 하니 실책이 나오고, 1루에 나가기만
하면 도루를 해버리니 투수들도 골치죠. 덕분에 다음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은 투수 상대하기가
훨 수월하구요.

얍삽한 야구

하지만, 이대형 선수가 타석에서 타격하는 것을 본 사람은 조금있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됩니다.
그의 타격폼 때문이지요.
공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가져다 대는 정도에 불과한 번트 아닌 번트로 공을 칩니다.
공을 치면서 발은 이미 1루로 돌아가고 있고 덩달아 몸도 반쯤 타석에서 벗어나 있죠.
살짝 공을 건드리고 잽싸게 1루로 뛰는 모습을 본 한 해설자가 이렇게 말을 하더군여.

' 야구 정말 얍삽하게 하네요 '

이 말듣고 트윈스팬인지라 화낼만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는...-_-;


-그의 헤드슬라이딩을 많이 한다. 그래서 항상 유니폼이 지저분하다. ^^

07시즌 타율0.308 안타139 득점68 타점31 도루53 삼진54 출루율0.367
08시즌 타율0.266 안타104 득점58 타점27 도루40 삼진63 출루율0.321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지난 시즌 stat과 비교하면 타율과 출루율이 많이 떨어진걸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삼진갯수는 상당히 늘었고요.
아직 30여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작년 시즌만큼의 기록을 남기기는 힘들 것 같군요.

톱타자를 거론할때 비교대상이 되는 두산 이종욱 선수와 기아 이용규 선수와 함께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 집니다.

        타율              안타         2루타       득점        타점        도루        삼진         출루율
1위 이종욱 0.304   이용규107  이용규19  이종욱71  이용규32  이종욱41  이대형63  이용규0.384
2위 이용규 0.312   이대형104  이종욱13  이대형58  이대형27  이대형40  이종욱33  이종욱0.380
3위 이대형 0.266   이종욱101  이대형5    이용규53  이종욱23  이용규24  이용규32  이대형0.321

톱타자의 기존 조건인 출루율과 빠른발 그리고 선구안.
이 세가지 조건에서 이대형은 오로지 빠른발 하나만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이것도 그나마 어제부로 이종욱 선수에게 타이틀을 뺏기고 말았다.)
안타수가 104개로 최다 안타 부문 공동 4위에 랭크되있음에도 불구하고, 2루타가 고작 5개에
불과한건 그가 내야안타에 달인이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를 제외하고 최다안타 상위10명의 평균 2루타를 계산해보니 18.1개가 나온다. 헐~)

자칫 병살로 이어지기 쉽상인 내야안타은 팀으로서는 그다지 필요한 진루타가 아닙니다.
빠른 발로 병살이 잘 이어지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반대로 하면 진루타를
못친다는 말과도 같죠.

타격폼 좀 바꾸자

그의 이런 부진은 상대팀의 철저한 연구에 이은 견제도 한 몫하겠지만, 그의 타격 자세가 더
큰 문제라 봅니다.
치기전에 힘을 받쳐야할 왼쪽발이 떠버리는 그의 폼은 내야를 벗어난 안타를 만들기 힘듭니다.
몸이 먼저 1루쪽으로 빠져버리니 바깥쪽 공은 공략하기 힘들고, 그에 따라 삼진갯수고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은 아에 전진전진 최대 전진해버리는 수비 덕에 내야안타 만들기도 힘들어지고..
결국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6월. 타율 0.213 를 기록하며, 잠시였지만 1번자리도 박용택 선수에게
양보하게 되었죠.


-이종욱, 이용규....이대형선수에게 이용규 선수같은 폼은 무리일까..-_-;

'이용규 시프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밀어치기만을 고집하며 몸쪽공에 절대 약점을 보였던
이용규 선수가 이번 시즌 활약을 펼치는 이유는 그의 바뀐 타격폼때문이죠.
[이용규 선수 인터뷰 기사]
이종욱 선수도 마찬가지로 완전하게 타격 후 스타트를 끊는 방식의 폼으로 수정 한 후 출루율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그에 비해 이대형 선수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네요.

맞추기만 하면 살 수 있다는 빠른발에 대한 자신감이 자신에게 독으로 작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즌 중에 타격폼을 변경한다는 것은 굉장한 도박입니다.
몸에 밴 폼을 변경하려다 헤어나올 수 없는 부진의 늪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죠.
(양준혁 선수가 대단한 선수로 인정받는 건 자신에게 생기는 약점을 타격폼 수정을 통해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짝선수가 되지 말자

엘지에는 대단한 투수가 많았던 반면 타자는 그에 비해 약했습니다.
최근 타자라고 해봤자 주니치에 있는 이병규 선수 정도죠.
성실한 이종렬 선수나 대기만성 동수 형님은 좀 약하고, 조인성은 음...노코멘트..
그나마 7년차 박용택선수가 간판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눈에 뛰는 커리어가 없으니..
(메트로 광고만으로는 좀 약하죠. ㅋㅋ)


-선배 이병규

장생긴 외모에 줄무늬 쫄쫄이가 잘 어울리는 기락지까지 갖춘 이대형은 트윈스 여성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스타입니다.
이런 그가 트윈스 프렌차이즈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이 부진을 교훈삼아
한단계 더 업그레이되어야 하죠.

대주자라면 모를까, 빠른발 하나가지고 주전 그것도 톱타자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수 없습니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정의윤, 오태근, 김용의 등 유망주들이 그의 1번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상대 투수들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겁니다.
1,2년 반짝하는 반딧불 같은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면, 그의 변신을 필수입니다.
내년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된 슈퍼소닉을 기대합니다.